반복되는 성범죄, 개신교가 반드시 변화해야 할 이유

▲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미성년자와 부적절한 성관계를 맺어 논란을 일으킨 청소년 기독교 선교단체 라이즈업무브먼트 전 대표 이동현 목사. ⓒ 채널A

“핵심은 책임 있는 해결 자세입니다”

한국 교계에서 성범죄 문제는 오랜 시간 동안 꾸준히 지적되어 왔으며, 이는 교회의 신뢰를 크게 떨어뜨리는 주요 요인 중 하나입니다. 조사에 따르면, 개신교인의 55.9%는 한국교회의 성범죄 대처 시스템이 미흡하다고 응답했으며, 목회자 중에서는 무려 93.7%가 이 문제를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성범죄를 저지른 목회자에 대한 처벌을 두고 개신교인과 목회자 간 인식 차이가 뚜렷했습니다. 개신교인의 86.5%는 가해 목회자를 영구 제명해야 한다고 응답했지만, 목회자의 49.0%는 일정 기간 자격을 정지한 뒤 회개 시 복권이 가능하다는 의견을 보였습니다.

성범죄의 원인은 구조적 문제에 있습니다

조사 결과, 성범죄가 반복되는 주요 원인으로 목회자의 절대적 권위, 낮은 성인지 감수성, 그리고 권위주의적인 교회의 구조가 지목되었습니다. 현재 한국교회의 지도 체계는 강한 리더십과 비민주적 의사결정 구조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이는 성범죄가 발생할 가능성을 높이고 문제 해결을 어렵게 만듭니다.

피해자들이 경험한 사례를 보면, 출석 교회에서 가벼운 신체 접촉을 당한 비율이 22.5%, 외모에 대한 성적 비유나 품평을 겪은 비율이 11.0%에 이릅니다. 이는 교회 내에서도 피해 사례가 적지 않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가해자는 대부분 일반 신자였지만, 목회자와 중직자들도 일정 비율을 차지해 이 문제를 특정 집단의 문제로만 보기는 어렵습니다.

대처 체계의 부재가 문제를 악화시킵니다

현재 한국교회의 성범죄 대처 시스템이 부족한 이유로 공적인 기구의 부재(61.6%), 사건 은폐(59.3%), 피해자 보호 소홀(48.6%)이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이는 교회가 성범죄를 예방하고 해결하기 위한 체계적이고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하지 못했음을 보여줍니다. 예방 교육의 필요성은 널리 공감되고 있지만, 실제 예방 교육을 받아본 비율은 17.6%에 불과한 실정입니다.

문제 해결을 위한 핵심 과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교회는 아래와 같은 방안을 즉시 도입해야 합니다.

1. 성범죄 예방 교육의 정례화
   성도와 목회자 모두를 대상으로 성범죄 예방 교육을 정기적으로 시행하여 성인지 감수성을 높이고 경각심을 심어야 합니다.
2. 독립적인 조사 및 대처 기구 설립
   교회 외부의 독립적인 기관을 통해 사건을 공정하게 조사하고 처리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야 합니다.
3. 피해자 보호와 지원 체계 강화
   피해자를 우선적으로 보호하고, 2차 피해를 방지하며, 회복을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합니다.
4. 민주적인 의사결정 구조 도입
   목회자의 권위를 견제하고 신자들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는 구조를 통해 교회 내 민주적 문화를 정착시켜야 합니다.

문제를 개인의 일탈로 축소해서는 안 됩니다

한국교회의 성범죄 문제는 특정 목회자의 도덕적 결함으로만 치부할 수 없는 구조적 문제입니다. 교회의 권위적 문화와 피해자보다 이미지를 우선시하는 태도는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습니다.

교회가 진정으로 신뢰받는 공동체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이러한 문제를 구조적으로 해결해야 합니다. 목회자 중심의 권위주의적 문화를 개선하고, 독립적인 대처 시스템을 마련하며, 성범죄 예방 교육을 체계적으로 시행해야 합니다. 이제는 문제를 외면하지 말고, 책임감 있는 자세로 신뢰 회복을 위해 나아가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