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3년 5월 프란치스코 교황이 바티칸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최근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재선되면 24시간 내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종식시키겠다고 공언했습니다. 이 발언은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교황청도 이를 신중히 바라보고 있습니다. 교황청 국무원장 파롤린 추기경은 "트럼프가 마법의 지팡이를 가진 것은 아니다"라고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고, 이는 트럼프의 약속이 지나치게 과장된 것이라는 인식을 반영합니다.
하지만 교황청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에 대한 비현실적 약속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취하면서도 북한의 러시아 파병과 같은 실질적 개입에는 아무런 비판을 내놓지 않는 점은 크게 의문을 남깁니다. 러시아는 북한군을 우크라이나 전선에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상황은 이미 국제적 비난을 받고 있으며, 교황청과 북한의 미묘한 관계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습니다. 교황청은 그동안 북한의 인권 문제를 비판해왔지만, 이번 북한군 파병 문제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키고 있습니다. 이는 교황청이 북한의 잘못된 행보에 눈을 감고 있다는 인상을 줄 수 있으며, 교황의 '백기의 용기' 발언과 맞물려 더 큰 의문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이중적인 태도는 교황청에 대한 국제 사회의 신뢰를 약화시킬 위험이 있습니다. 교황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의 민간인 및 주권 침해 행위에 대해서는 목소리를 높이지 않으면서, 피해를 입고 있는 우크라이나에게 "백기의 용기"를 요구하는 것은 과연 평화적 중재에 부합하는지 의구심을 불러일으킵니다. 현실적인 갈등을 무시한 채 이상적인 발언만 반복하는 것은 허상에 불과할 수 있습니다. 교황청이 진정한 도덕적 권위를 유지하려면 이러한 이중적 기준에 대해 자성의 목소리를 내야 할 때입니다.
교황청이 이 문제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는다면, 이는 국제 사회에서 가톨릭 교회의 도덕적 권위에 대한 신뢰를 크게 약화시킬 수 있습니다. 특히, 평화를 위해 필요한 '백기의 용기'라는 이상적 발언을 내놓으면서도 북한의 파병 문제와 같은 중요한 사안에 대해 비판하지 않는 모습은, 교황청이 진정으로 전쟁 피해자들의 입장에 서고 있는지 의문을 제기합니다. 이는 교황청의 평화 메시지가 현실적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공허하게 들릴 위험이 있습니다.
결국, 평화와 도덕적 이상이 의미 있는 힘을 갖기 위해서는 현실을 고려한 판단과 용기가 필요합니다. 교황청은 단순히 이상을 설파하는 데 그치지 말고, 국제 사회가 요구하는 현실적 문제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표명해야 할 것입니다. 교황이 진정으로 평화의 가치를 담고자 했다면, 우크라이나와 그 동맹국들이 처한 현실과 북한의 개입 문제에 대해 분명한 태도를 보여주는 것이 우선이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