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 서울에서 열릴 세계청년대회(WYD)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 준비 여정을 시작하는 발대식 장면 (© 서울대교구)

2027년 서울에서 열릴 세계청년대회(WYD)는 전 세계 가톨릭 청년들이 신앙을 고취하고 종교적 가치를 체험할 수 있는 중요한 행사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는 성경 구절에서 비롯된 주제는 많은 청년들에게 희망과 영감을 줄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대규모 종교 행사가 한국 사회에 미칠 영향을 다각도로 살펴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WYD와 같은 대규모 국제 행사는 상당한 예산이 소요됩니다. 그 자금이 주로 국가나 지자체에서 지원될 경우, 공정성에 대한 논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국은 다양한 종교가 공존하는 사회로, 특정 종교 행사가 공적 자금을 통해 지원된다면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들뿐 아니라 비종교인들에게도 불편함과 불공정함을 느끼게 할 수 있습니다. 공공 자금이 특정 종교 행사에 투입되는 것이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지 신중히 검토해야 합니다. 만약 이러한 지원이 종교적 중립성을 훼손하는 것으로 비춰진다면, 정부와 종교 간 결탁이라는 오해가 생길 수 있으며, 이는 사회적 반발과 갈등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해외에서는 이미 경고의 사례가 있었습니다. 2008년 시드니에서 열린 WYD는 도심 교통이 마비되었고, 많은 인파로 인해 지역 주민들에게 불편을 초래했습니다. 2011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도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면서 세금 사용에 대한 논란이 있었고, 이에 반발한 주민들과 시위자들이 있었습니다. 이와 같은 경험들은 서울에서의 행사 준비 과정에서도 신중함을 요구합니다.

WYD가 평화와 용기를 강조하는 주제로 진행되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가톨릭 교회의 과거를 되돌아보면 그 메시지가 이중적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십자군 전쟁 시절, 가톨릭 교회는 신앙을 내세워 폭력과 전쟁을 정당화했고,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교황청은 나치의 만행을 묵인했습니다. 이러한 역사를 가진 가톨릭이 오늘날 전쟁을 비판하고 평화를 주장하는 것에 대해 진정성을 의심하는 시선도 존재합니다. 과거 정치적 목적으로 신앙을 이용한 사례들이 있기에, WYD의 평화적 메시지가 단순한 구호로만 여겨질 위험도 있습니다.

WYD가 끝난 후, 이 행사가 한국 사회에 어떤 기여를 남길 것인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됩니다. 종교 행사를 통해 신앙이 고취되는 것은 일부 참가자들에게 긍정적인 경험이 될 수 있지만, 사회적 합의와 포용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그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입니다. WYD가 단순한 가톨릭 내부 행사로 끝나지 않고, 한국 사회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신중한 판단과 준비가 필요합니다.